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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들의 날의 기원과 전통 그리고 현대적 의미

by koala lee 2025. 9. 28.

죽은 자들의 날은 멕시코 전역에서 매년 10월 31일부터 11월 2일까지 열리는 전통 명절로 세상을 떠난 이들을 기리기 위해 제단을 마련하고 다양한 의식을 치르는 행사로 죽은 자들의 날의 기원과 전통 그리고 현대적 의미 볼 수 있습니다.

 

이 명절은 죽음을 단순한 끝이 아니라 삶의 연속으로 받아들이는 멕시코인의 정신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문화적 상징입니다.

죽은 자들의 날의 기원과 역사적 배경

죽은 자들의 날의 뿌리는 에스파냐 정복 이전 멕시코 원주민의 전통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아스텍인들은 사후 세계를 관장하는 여신 믹테카시우아틀에게 제의를 올리며 죽음을 삶의 다른 형태로 이해했습니다. 이들에게 죽음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었고 죽음을 통해 비로소 진정으로 깨어난다고 믿었습니다. 따라서 해마다 정해진 시기에 죽은 자들의 영혼을 맞이하기 위한 제사를 올렸으며 이를 영혼의 축제라 불렀습니다. 당시에는 죽은 자를 사망 원인이나 사회적 지위에 따라 구분하여 기리는 날이 달랐습니다.

 

16세기 스페인 정복자들이 멕시코를 점령하면서 이러한 원주민 전통은 기독교와 결합하게 되었습니다. 스페인인들은 처음에 죽은 자들의 날을 반기독교적인 풍습으로 보고 근절하려 했으나 완전히 없애지 못했습니다. 대신 원주민의 풍습에 가톨릭 색채를 더해 모든 성인의 날과 모든 영혼의 날과 결합시켰습니다. 이 과정에서 제의가 열리던 날짜도 아스텍 달력의 아홉 번째 달에서 그레고리력의 11월 1일과 2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이 시기는 멕시코의 주요 농작물인 옥수수의 수확이 끝나는 때였기에 죽은 자들의 날은 추수 감사의 의미도 더하게 되었습니다.

 

죽은 자들의 날은 단순히 죽은 이들을 기억하는 날을 넘어 공동체의 연대와 문화적 정체성을 확인하는 중요한 의식으로 발전했습니다. 제단에 올리는 해골 장식과 뼈 모양의 사탕은 아스텍 전통에서 기원한 것으로 해골은 죽음과 부활을 동시에 상징했습니다. 고대 아스텍인들은 죽은 자를 집 가까이에 묻었기에 따로 제단을 만들 필요가 없었으나 현대에 들어 묘지가 집에서 멀어지면서 제단을 마련하는 풍습이 자리 잡았습니다. 또한 마리골드 꽃과 촛불은 죽은 자의 영혼이 집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인도하는 상징물이 되었습니다.

 

죽은 자들의 날은 멕시코 전역에서 지켜질 뿐 아니라 멕시코계 이민자가 많은 미국,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에서도 기념됩니다. 2008년에는 유네스코 인류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전 세계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이처럼 죽은 자들의 날은 수천 년에 걸친 전통과 외래 종교의 융합이 빚어낸 독특한 명절로서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죽은 자들의 날의 지역별 풍습과 의례

죽은 자들의 날은 멕시코 전역에서 치러지지만 지역마다 조금씩 다른 풍습과 의례가 전해집니다.

특히 남부 지역의 축제가 화려하기로 유명합니다. 미초아칸 지역에서는 온 가족이 묘지에 모여 음식을 차려놓고 노래를 부르며 죽은 자의 영혼이 찾아오기를 기다립니다. 파츠콰로 호수의 작은 섬 하니치오에서는 배에 불을 밝히고 노래하며 영혼을 맞이하는 전통이 있습니다. 이는 죽은 자와 산 자가 만나는 밤을 특별한 방식으로 표현한 풍습입니다.

 

오악사카 지역에서는 죽은 자들의 날을 맞아 시장이 열리고 묘지는 산 자와 죽은 자가 만나는 축제의 장으로 변모합니다. 마을 주민들은 카니발과 같은 퍼레이드를 벌이고 제단 장식 경연대회도 개최합니다. 이는 죽은 자를 기리는 동시에 공동체의 예술적 역량을 드러내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오악사카의 요란하고도 화려한 축제는 외부 관광객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멕시코시티 근교의 산 안드레스 믹스킥 지역은 전통적인 색채가 강하게 남아 있는 곳입니다. 이곳에서는 죽은 자들의 날이 매우 중요한 연례행사로 자리잡아 2~3개월 전부터 준비를 시작합니다. 제단을 꾸미고 무덤을 장식하는 것은 물론이고 가장 행렬과 시 낭송, 연극 공연, 음식 판매 등 다양한 행사가 이어집니다. 10월 31일 자정에는 교회의 종이 울려 죽은 아이들의 영혼이 도착했음을 알리고 11월 1일 정오까지 머무른 뒤, 그 이후로는 어른들의 영혼이 찾아온다고 믿습니다. 이 기간 동안 마을 전체가 꽃과 양초로 화려하게 장식되며 음악과 향기가 가득한 공간으로 변합니다.

 

유카탄 지역은 마야 전통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으로 독특한 풍습이 이어집니다. 이곳에서는 죽은 자들의 날에 납골당의 유골을 꺼내 깨끗이 씻는 풍습이 있습니다. 이는 고인에 대한 사랑과 추억을 되새기기 위한 의례입니다. 또한 유카탄에서는 피비폴로라는 전통 음식을 만들어 먹는데 이는 바나나 잎으로 싼 닭고기를 땅속 구덩이에 넣고 익힌 요리입니다. 죽은 자와 함께 나누는 음식으로 여겨지며 공동체의 연대감을 강화합니다. 이처럼 멕시코 각 지역의 풍습은 다양하면서도 공통적으로 죽은 자와 산 자가 함께하는 시간을 만들어낸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죽은 자들의 날의 현대적 의미와 특징

죽은 자들의 날은 근래에 들어 미국의 핼러윈과 결합하면서 더욱 화려한 축제로 변모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멕시코 농촌에서는 추수에 대한 감사와 조상을 기리는 전통적 의미가 강하게 남아 있습니다. 명절을 앞두고 가정에서는 집을 청소하고 제단을 마련합니다. 제단에는 죽은 자가 생전에 좋아하던 음식과 물건들이 올려지고 세숫대야와 비누, 면도기 등도 함께 올려 영혼이 먼 길을 오며 씻을 수 있도록 배려합니다. 제단 장식에는 불, 물, 바람, 흙의 의미가 담겨 있어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상징합니다.

 

죽은 자들의 날에 가장 상징적인 물품은 해골입니다. 설탕으로 만든 설탕 해골에는 죽은 이의 이름을 적어 제단에 올리고 가족들이 함께 나눠 먹습니다. 해골은 슬픔보다 즐거움을 상징하는 이미지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멕시코인의 태도를 잘 보여줍니다.

 

또한 죽은 자들의 빵과 아톨 같은 전통 음식은 영혼과 산 자가 함께 나누는 음식으로 큰 의미를 지닙니다.

북미 지역에서는 죽은 자들의 날 전통이 핼러윈과 섞이기도 합니다. 멕시코계 이민자들은 가정에서 제단을 마련하고 죽은 자들을 기리는 동시에 사회적으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이들을 함께 기억합니다. 아이들은 변장을 하고 사탕을 얻으러 다니기도 하며, 이는 핼러윈과 유사한 모습입니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죽은 자들의 날은 죽은 이들을 환영하고 함께 즐기는 반면 핼러윈은 죽은 자가 산 자에게 해를 끼칠 수 있다는 두려움에서 비롯된 차이가 있습니다.

 

죽은 자들의 날은 단순한 명절을 넘어 멕시코인의 죽음관을 드러내는 상징적 축제입니다. 멕시코인들은 죽음을 삶과 동등하게 받아들이며 죽음을 두려움이 아닌 놀이와 사랑의 대상으로 바라봅니다. 멕시코의 시인 옥타비오 파스가 말했듯 죽음은 멕시코인에게 가장 좋아하는 놀이이고 영원한 사랑입니다. 죽은 자들의 날은 이처럼 죽음에 대한 긍정적 태도를 가장 아름답게 표현한 명절입니다. 동시에 전통과 현대, 종교와 생활, 지역과 세계가 어우러지는 문화유산으로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죽은 자들의 날의 기원과 전통 그리고 현대적 의미

죽은 자들의 날의 기원과 전통 그리고 현대적 의미죽은 자들의 날의 기원과 전통 그리고 현대적 의미

죽은 자들의 날의 기원과 전통 그리고 현대적 의미
죽은 자들의 날의 기원과 전통 그리고 현대적 의미